[미국 / 캐나다 여행] 47일간의 여정 - 3부(뉴욕)

2019.08.24 15:13Life/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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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캐나다 여행] 47일간의 여정 - 1부(샌프란시스코)

 [미국 / 캐나다 여행] 47일간의 여정 - 2부(워싱턴DC, 필라델피아)

꿈의 도시 뉴욕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을 생각하면 아마도 뉴욕을 제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원래 나는 시끌벅적한 도시 느낌의 여행지를 좋아하지 않는데 미국에 왔으면 한 번쯤은 뉴욕에 가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뉴욕을 미국 여행의 마지막 도시로 정했다.

필라델피아에서 NBA 직관을 마치고 바로 뉴욕으로 넘어가는 버스를 예약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교통체증도 심하고 농구 경기도 늦게 끝날 것 같아 마지막 쿼터를 다 못 보고 나와 메가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사실 경기를 끝까지 보고 승리의 기분을 함께 만끽하고 싶어 여기에 하루만 더 있을까? 하고 생각을 잠시 했다가 이미 예약해버린 뉴욕의 숙소가 아까워 마음을 접었다.

메가버스를 타고 도착한 뉴욕은 이전의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추웠고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있었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우버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는데 이 과정에서 여행 기간 동안 쭉 착용하던 목도리를 잃어버렸다. 평소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고 아끼던 목도리라 매우 아쉬웠다.

TV나 여러 매체에서 뉴욕의 소식을 전할때는 항상 타임스퀘어의 화려환 전광판이 나왔다. 나는 시끌벅적한 도시의 분위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뉴욕 하면 타임스퀘어가 가장 먼저 떠올라 방문했다. 내가 직접 경험한 타임스퀘어는 겉은 화려하나 속은 비어있는 느낌이었다. 상점도 많고 볼 것도 많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비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타임스퀘어 주변의 유명한 식당은 대부분 예약 없이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눈 뜨고 코 베이는 도시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사람에게 어른들은 “서울은 눈 뜨고 코 베이는 곳이니까 조심해!”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타임스퀘어는 무려 방문할 때마다 나의 지갑을 노리는 사람들이 접근했다. 가장 흔했던 건 코스프레 복장을 입고 돌아다니면서 관광객과 함께 사진을 찍고 팁을 요구하는 사람들이다. 나에게도 이런 사람들이 몇 번 다가왔지만 거절을 하니 다들 젠틀하게 물러났다. 그리고 본인이 아티스트라며 무료로 CD를 준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절대 받으면 안된다! 나에게 아티스트라고 칭하며 접근하며 CD를 무료로 준다기에 처음에는 받을까 생각을 했지만 이름을 얘기하면 싸인을 해준다는 말을 듣고 바로 거절했다. 그리고 뒤돌아서 길을 가는데 나를 쫓아와 CD를 돌려달라길래 난 CD를 안 받았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니 내 가방에 넣어 뒀다며 다가오길래 나에게 손대지 말라고 얘기하고 직접 가방을 확인했는데 정말로 내 가방과 등 사이에 CD를 끼운 것이었다. 만약 내가 영어를 정말 못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해보면 아찔하다.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타임스퀘어를 돌아다니다 보니 뮤지컬 티켓 상인들과 뮤지컬 전광판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원래 나는 뮤지컬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런 것들을 계속 보고 있으니 뮤지컬을 볼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티켓값이 비싸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게스트하우스 같은 방을 쓰게 된 한국인 형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러던 중 오전에 일찍 방문하면 전날 팔고 남은 티켓을 러시로 싸게 판다고 한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다고 하자 형이 본인 티켓을 구입하며 내 티켓을 같이 구입해주었다. 덕분에 다음 날 저녁 뮤지컬 시카고를 관람했다. 좌석도 나름 나쁘지 않았고 공연도 재미있었다.

만약 뉴욕에서 뮤지컬을 보고자 한다면 러쉬 티켓을 노려보는 걸 추천한다.

밤이 예쁜 도시 뉴욕

뮤지컬 시카고를 관람하고 함께 관람했던 형이 지인에게 추천받은 야경 명소가 있다고 해서 우리는 그곳을 찾았다. 우리가 간 곳은 Long Island라는 곳이었는데 뉴욕에서 본 야경 중에 가장 예뻤다. 도시가 한눈에 들어왔고 사람들도 없어 편안하게 야경을 즐기다 올 수 있었다.

뉴욕에서 야경을 즐기기 위해서는 보통 전망대를 올라가는데 내가 여행하는 동안 뉴욕의 날씨는 대부분 좋지 않았기에 굳이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전망대에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고민하던 중 브루클린 브릿지를 찾았다. 생각보다 야경이 매우 이뻤지만 날씨가 매우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 야경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고 금방 돌아왔다. 날씨만 좋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

Brooklyn Bridge

자유의 여신상

자유의 여신상을 관람하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그중 자유의 여신상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페리를 탑승했다. 무료 페리를 이용하거나 멀리서 볼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이 두 방법 모두 자유의 여신상을 제대로 보기에는 너무 멀다고 하여 빠른 포기를 하였다.

페리 탑승은 Battery Park에서 했는데 현장 발권 줄이 매우 길었다. 다행히도 나는 미리 인터넷으로 티켓을 예매하고 가서 대기 줄 없이 바로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티켓 발권 후에는 기나긴 입장 줄을 기다리고 철저한 검문을 통과한 후 페리에 탑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입장과 검문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길었다. 그리고 타이밍이 좋지 않다면 페리 탑승을 위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했다.

나는 타이밍이 좋게 검문이 끝나고 바로 페리를 탑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이미 한 시간이 넘었던 것 같다.

오랜 대기시간으로 매우 지친 상태였지만 페리를 타고 가면서 바라본 뉴욕의 모습은 매우 아름다웠고 휴대폰 카메라를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페리를 타는가 보다.

 

페리를 타고 작은 섬을 거쳐 자유의 여신상으로 향했는데 대기 인원을 보니 괜히 내렸다가는 한참 뒤에 돌아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페리에서 내리지 않고 곧장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만약 페리에서 내려 자유의 여신상을 둘러봤다면 최소 1시간 이상은 낭비했을 것 같다.

Statue of Liberty
Statue of Liberty

할렘이 위험하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뉴욕 최대의 흑인 거주지인 할렘이 매우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뉴욕에 온 만큼 다양한 곳을 보고 싶었고 할렘을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할렘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할렘을 둘러보고 재즈 공연도 보려고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일정이 주말에만 진행되었고 나는 주말에 캐나다로 이동해야 했기에 직접 할렘을 다녀오겠다고 결심했다.

사실 할렘을 혼자서 여행한다는 것은 조금 무서웠다. 혹시나 나쁜 사람을 만나서 강도를 당하거나 총을 맞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다행히도 내가 방문했던 곳이 할렘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어서 그런지 길에서 나쁜 사람을 마주친 적은 없었다. 그냥 여느 뉴욕의 동네처럼 사람 사는 곳이었고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그리고 할렘이라고 흑인들만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백인들도 많이 있었다.

할렘에는 뉴욕 10대 버거인 할렘쉐이크가 있다. 나는 할렘 클래식 버거, 치즈 프라이 그리고 할렘 쉐이크를 시켰다. 개인적으로 맛과 퀄리티가 Shake Shack보다 훨씬 나았다. Shake Shack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Harlem Shake
Harlem Shake Menu
Harlem Classic, Cheese Fries, Harlem Shake Shortie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서 할렘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매장을 구경했고 재즈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재즈 바에 갔는데 저녁부터 공연이 있다고 하여 스타벅스에서 남은 시간을 때우다 재즈 공연을 관람했다. Showman's Jazz Club에서 공연을 관람했는데 일본인으로 구성된 Nabuko 씨 그룹의 공연이었다. 소규모의 공연이라서 그런지 관객과 함께 소통하며 공연하는 것이 매우 재미있었고 이 곳에서 일본인 친구도 생겼다.

Showman's Jazz Club
Showman's Jazz Club
Showman's Jazz Club

공연은 새벽까지 진행되었는데 너무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할 것 같아 11시 쯤 나와서 숙소로 돌아갔다. 뉴욕의 지하철은 24시간 운영되는데 늦은 저녁에는 일부 라인이 운영되지 않아 조금 먼 거리로 돌아갔다.

오랜 시간동안 여러 곳을 둘러본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만난 할렘은 사람 사는 느낌이 나는 곳이었고 길거리의 상인들도 매우 친절했다. 할렘이라고 무작정 겁내기보다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하여 그들의 문화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어딜 가든 늦은 저녁은 위험하니 낮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