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3. 01:53ㆍLife/Travel
2018년 1월 17일 부산을 떠나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뉴욕, 토론토를 거쳐 2018년 3월 4일 부산으로 다시 돌아왔다. 해외여행은 여러 번 다녀왔지만 이렇게 장기간 동안 혼자서 여행을 해본 것은 처음이다. 원래는 유럽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여행 준비기간 당시 유럽에서 다양한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안전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를 여행하기로 변경했다. 사실 캐나다는 생각에 없었는데 캐나다에서 바라보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매우 아름답다고 해서 뉴욕에서 넘어가는 일정으로 잡았다.
여행의 시작
2018년 1월 17일 부산 국제공항에서 출발하였고 광저우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도착까지 환승 포함하여 약 20시간이 걸리는 중국남방항공 항공편을 이용했다. 지금 돌아보면 매우 길고 피곤한 일정인데 이 항공편을 택한 이유는 항공권 비용에서 조금이라도 줄여서 더욱 풍족한 여행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직항을 타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
이제는 장거리 여행 시 무조건 직항을 탈래...
안녕 샌프란시스코
IT 관련직에 종사하다 보니 많은 IT기업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희망 여행지의 1순위였고 그렇기에 긴 여정의 출발점으로 이 곳을 선택했다. 한국과는 달리 선선했던 날씨와 지나가다 보이는 세계적인 기업들에 나의 여행이 잘 시작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첫 여행지다 보니 많은 것을 보고 싶은 욕심에 무리하게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거리와 건물들이 마음에 들어 많은 시간 걸어 다녔다. 그리고 이 욕심으로 인해 나는 감기에 걸려 계획했던 요세미티 국립공원 투어는 포기하게 되었다.
비록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가지 못하였지만 호스텔에서 만난 미국인 할아버지와 말레이시아 아주머니들과 함께 Muir Woods에 다녀왔다. 호스텔에 도착 한 첫날 씻고 짐을 풀고 있는 나에게 아랫 침대 할아버지가 이 곳 사진을 보여주며 생각이 있다면 함께 가자고 했고 거대한 나무의 모습에 빠진 나는 당연히 함께하겠다고 답했고 이틀 뒤 우리는 Uber를 타고 공원에 갔다. 내 기억상으로 입장료가 10불이었는데 미국인 할아버지와 동반 입장으로 인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공원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다. 산책하던 도중 소나기가 내렸는데 평소에는 비를 정말 싫어하던 나였지만 이 곳의 분위기와 비가 나뭇잎에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에 나는 푹 빠져들었다.
공원을 다 둘러본 후에는 금문교로 향했고 영화 인턴십에서 본 후로 기대가 굉장히 컸는데 크고 예뻤지만 Muir Woods를 본 직후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큰 감동은 없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미국에 가면 블루보틀이라는 카페에 꼭 방문해야 된다는 게시물을 보았고 커피에 많은 관심이 없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사옥 구경 겸으로 블루보틀에 방문했다. 인터넷에서 메뉴를 추천받아 주문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바리스타에게 시그니쳐 메뉴를 물었고 그것으로 주문했다. 그러니 바리스타가 블루보틀이 처음이냐고 물어보아 그렇다고 하니까 첫 방문에는 공짜라며 커피를 공짜로 주었다. 정말로 굉장한 경험이었다. 블루보틀이 커피계의 애플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가 보다. 사실 커피의 맛을 잘 모르는 나에게 모든 커피들이 다 비슷하지만 이 특별했던 경험으로 인해 나는 여행기간 중 굳이 앉을자리도 없는 블루보틀을 여러 번 방문했고 블루보틀의 팬이 되었다.
여행기간 중 감기에 걸렸지만 침대에 누워서 앓고 있는 것은 여행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는 감기약인 NyQuil을 먹고 영화관을 찾아가 액션 영화를 한 편 예매했다. 그때는 몰랐다 NyQuil이 수면에 직빵인 감기약이란 것을.. 나는 그저 저녁에 먹는 감기약인 줄로만 알았는데 수면에 엄청난 효과가 있는 약이었고 영화가 상영되는 약 2시간 동안 편안한 의자에서 깊은 숙면을 취해버렸다. 이 날 이후로 약 이틀 정도 감기 때문에 늦잠을 자고 여행보다는 휴식을 취하다 보니 감기는 금세 달아났다.
샌프란시스코의 유일하게 안 좋았던 기억은 대마초 냄새이다.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역겨운 냄새가 자주 났었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 같이 Subway에서 아침을 먹었던 이탈리아 친구가 그 냄새가 바로 대마초 냄새라고 알려줬다. 내가 이 곳에 오기 얼마 전 캘리포니아주에 대마초가 합법으로 바뀌어서인지 냄새가 자주 났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 냄새는 너무 역겹다.
여행을 다녀온 지 1년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여행기를 작성하다 보니 당시의 기분과 기억들이 또렷하지 않아 사진들을 찾아보며 작성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이야기가 꽤나 길어질 것 같아 여러 회차에 나누어서 작성해야겠다.
제 여행에 대해 궁금한 내용이 있으신 분들은 편하게 댓글 혹은 이메일(qortlduf505@gmail.com)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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