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8. 17:07ㆍLife/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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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중심지 워싱턴 DC
IT와 스타트업의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의 다음 여행지로 워싱턴 DC를 선택 한 이유는 단지 Netflix 드라마 지정생존자 때문이다. 미드를 좋아하는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직접 이 곳에 방문해서 워싱턴 기념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의 중심지라고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이 붐비는 도시일 것이라고 상상이 되는데 내가 본 워싱턴 DC는 그렇지 않았다. 내 숙소는 백악관에서 도보로 15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주변 거리가 모두 조용하고 사람들의 걸음걸이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기대를 많이 했던 워싱턴 기념탑은 생각보다 감동이 적었고 모든 박물관이 무료라는 친구의 얘기를 듣고 방문했던 박물관들도 나의 흥미를 자극하기보다는 그저 킬링 타임에 불과했다. 그래도 링컨 기념관 근처의 공원에서 햇빛을 받으며 만끽했던 여유는 너무나도 좋았고 우연히 들린 워싱턴 대학교의 캠퍼스 모습을 보고 한 번쯤 유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곳에서 나는 인생 피자를 먹었다. 원래는 피자를 먹으면 항상 토핑을 중요시 해왔는데 우연히 들린 조각피자 가게인 Wiseguy Pizza에서 맛 본 페페로니 피자는 정말 역대급이었다. 기름 진 피자와 콜라는 환상의 조합이었다.
DC에 온 만큼 미국 국방부 본청인 펜타곤에도 들었다. 사실 무작정 찾아가면 관광객을 위한 센터나 프로그램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고 펜타곤 방향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버스에 화장실이 있다고?
나는 미국 동부로 넘어온 이후부터는 지역을 이동할 때 메가버스를 이용했다. 최대한 저렴한 비용을 이동하려는 생각도 있었고 미국의 넓은 도로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 버스를 택했다.
나는 2층 좌석을 이용했는데 버스는 매우 컸고 화장실도 있었다. 아마도 장거리 이동에도 휴게소를 들리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이 있었던 것 같다. 승차감을 설명하자면 정말 안 좋았다. 1층은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2층은 떨림이 매우 심했고 시트도 딱딱하고 불편했다. 그래서 평소에도 멀미가 심한 나는 조금이라도 멀미를 피하고자 바로 잠에 들었다.
필라델피아는 치즈 아닌가?
모두들 필라델피아라고 얘기하면 치즈를 가장 먼저 떠올리듯이 나에게도 필라델피아 하면 그저 치즈만 연상되는 이름이었다. 이런 내가 이 곳을 여행하기로 결정 한 이유는 단지 워싱턴 DC에서 뉴욕까지 한 번에 버스로 이동하기에는 다소 지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시 쉬어갈 겸 NBA 직관도 할 겸 그저 거쳐가는 도시로 결정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시였고 농구에 관심 없던 나를 Philadelphia 76ers의 팬으로 만들어버렸다.
나는 필라델피아에 오면 치즈가 여기저기 엄청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직접 본 필라델피아는 치즈가 별로 없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이것에 대해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단지 내가 잘 몰랐던 것일 수도 있다.
치즈가 많이 없는 필라델피아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치즈 스테이크다.
맛을 제대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여행하면서 똑같은 가게에서 똑같은 음식을 여러 번 먹은 적은 이번이 유일했다. 맛집을 찾아서 간 것도 아니었고 그저 숙소에서 가장 가까웠고 필라델피아에 온 만큼 치즈는 한번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서 들어갔던 가게였는데 너무 맛있어서 빠져들었다. 알고 보니 치즈 스테이크는 필라델피아의 명물이었고 여행하는 동안 다른 도시에서도 여러 번 필리 치즈 스테이크를 만나볼 수 있었다.
필라델피아의 시청은 내가 여행하면서 본 기관 건물 중 가장 컸던 것 같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우버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많은 시간을 걸어 다녔는데 걷던 중 엄청 큰 건물을 발견했고 어떤 건물인지 궁금해서 지도를 켜보니 시청이었다. 나는 시청의 모습을 사진으로 간직하고 싶어 최대한 멀리 떨어져 사진을 찍어보았다.
필라델피아는 하나의 큰 미술관 같다.
걷다 보면 아름다운 건물과 거리를 자주 마주하게 되고 실제로 골목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꾸며놓은 곳도 여럿 있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특별히 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고 그저 생각 없이 길을 따라 돌아다녔는데 아름다운 모습이 자주 나타나 핸드폰으로 사진을 마구 찍어댔다. 이 곳은 자연과 역사 그리고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인 것 같다.
나는 워싱턴 DC를 떠나 필라델피아로 가는 메가버스를 기다리면서 필라델피아가 몇몇 사람들에게 Philly(필리)라는 애칭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는데 이 곳에 머물렀던 4일 동안 필라델피아의 역사를 보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나는 왜 이곳이 필리라고 불리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필리라고 부르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사람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이 곳을 여행하고 있다는 느낌보다 내가 이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 여행에 대해 궁금한 내용이 있으신 분들은 편하게 댓글 혹은 이메일(qortlduf505@gmail.com)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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