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캐나다 여행] 47일간의 여정 - 4부(뉴욕, 토론토)

2019. 8. 31. 08:30Life/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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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 캐나다 여행] 47일간의 여정 - 1부(샌프란시스코)

 [미국 / 캐나다 여행] 47일간의 여정 - 2부(워싱턴DC, 필라델피아)

[미국 / 캐나다 여행] 47일간의 여정 - 3부(뉴욕)

뉴욕에서 스케이팅을

할렘에서 만난 친구와 거리를 걷던 중 Bryant Park에 스케이트장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스케이팅을 잘하거나 즐기는 건 아니었지만 뉴욕에서 스케이트를 탄다는 건 꿈과 같은 일이었기에 잠깐의 고민 후 일본인 친구와 함께 스케이트를 타기로 했다. 비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꽤 저렴했던 것 같다.

스케이팅이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뉴욕의 도심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는 사실과 흘러나오는 음악의 감성에 취해 꽤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The High Line Park

대학교 2학년 때 '공간 마케팅'이라는 교양 과목을 들으며 뉴욕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인 'The High Line Park'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 우리 조는 비슷한 프로젝트인 서울로 7017에 대해 조사를 했었기에 이 곳에 절로 관심이 갔다. 이 곳은 과거 고가 화물 노선으로 사용되었던 곳인데 이제는 새롭게 공원으로 조성하여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꾸며두었다. 하지만 기대만큼 조경이 이쁘지도 않았고 사람도 거의 없었다. 아마 기대가 컸던 것도 있고 겨울이라 푸른 모습을 보지 못하여 그랬던 것 같다.

The High Line Park 보다는 주변에 있는 첼시 마켓이 훨씬 볼 것도 많고 좋았는데 사진이 없다.

The High Line Park 입구
The High Line MAP

미슐랭 셰프의 레스토랑을 무려 2번이나?

 

[미국 여행] 뉴욕에서 미슐랭 코스를 저렴하게 즐기는 방법

뉴욕에는 레스토랑 위크(Restaurant Week)라는 기간이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의 코스요리를 런치는 $26, 디너는 $42에 즐길 수 있다. 나는 OpenTable을 통해 예약을 진행했는데 인기가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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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버스로 12시간 떨어진 토론토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는 경비 절감을 위해 뉴욕에서 토론토 이동 간에 메가버스를 이용하려고 했다. 무려 12시간이나 걸리는 일정이었는데 메가버스를 4시간 정도 경험해보니 이 계획은 절대 불가능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비행기 편을 예매했다. 평소 멀미가 심하기도 하지만 그 열악한 환경의 버스를 타고 12시간 이동할 생각을 하니 도저히 불가능이었다.

잔뜩 쌓인 눈을 보니 진짜 캐나다구나.

캐나다 방문 목적은 사실 관광보다는 휴식이었다. 그렇기에 미국과는 달리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Airbnb를 이용해 개인실을 빌렸고 도착 후 약 3일가량은 크게 밖을 돌아다니지 않고 숙소에서 잠만 잤다. 여러 가지 혼자서 생각할 것들도 있었고 미국에서 많이 돌아다니며 쌓인 피로를 풀고 싶어 숙소에서만 지냈다. 그러다 거의 첫 외출로 시청과 CN 타워를 다녀왔다.

시청에는 스케이트장이 있었는데 얼음이 꽤나 많이 녹은 상태였다. 그리고 CN 타워는 야경을 보기 위해 올라갔다. CN 타워에서 바라본 토론토의 야경은 예뻤으나 전망대의 철조망으로 인해 예쁜 야경사진을 찍기는 힘들었고 야경 외에는 즐길 거리가 없었다. 하지만 입장료가 아까워 약 한 시간 넘게 야경을 눈에 담고 돌아왔다.

CN Tower
CN Tower 야경
CN Tower 야경
CN Tower 야경

캐나다의 목적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 계획에 캐나다를 추가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나이아가라 폭포를 감상할 수 있지만, 캐나다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훨씬 이쁘다고 하여 캐나다를 계획에 추가했다. 사실 미국에서 그렇게 먼 나라도 아니어서 휴식 겸 들렀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이동은 핀치에서 카지노 버스를 이용했다. 이 버스는 아마도 카지노 이용객들을 위해 호텔에서 운영하는 버스 같은데 꽤나 저렴한 금액으로 이용했다.

핀치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약 2시간이면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교통체증이 심각하여 약 4시간 이상이 걸려 도착했다. 멀미가 심한 나는 도착 후 컨디션이 심각하게 안 좋아졌고 늦어진 도착시간 탓에 예상치 못한 1박을 하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여행을 하며 Hotels.com 스탬프를 꾸준히 적립해온 탓에 Holiday Inn 패밀리룸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었다.

혼자서 쓴 패밀리 룸

저녁에 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그러나 저녁에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웅장한 느낌이 별로 없었다.

Niagara Falls Canada
Niagara Falls Canada

어둠과 조명이 걷힌 후의 나이아가라 폭포는 매우 웅장했다. 인터넷을 보니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액티비티들이 있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겨울이라서 그랬는지 액티비티를 하는 사람을 볼 수 없었고 나 또한 액티비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Niagara Falls Canada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은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애매한 버스 시간으로 인해 대충 둘러보고 핀치로 돌아왔다.

여기는 한국이야?

캐나다는 5명 중 1명이 이민자일 정도로 이민자가 굉장히 많은 나라다. 그리고 토론토에 위치한 핀치에는 특히 한국인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머물렀던 숙소가 핀치에서 버스로 약 10분가량 떨어진 곳이어서 핀치를 자주 들렀는데 핀치를 갈 때마다 내가 한국에 온건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핀치에 위치한 가게들에는 한글도 많았고 한국인 직원들도 많았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최대한 한식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핀치에서는 한식을 여러 번 먹었다. 물론 한국에서 먹는 만큼의 맛은 아니었지만 한국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숙소 앞 버스 정류장

오랜만에 맞이한 햇살

캘리포니아를 떠난 이후로 계속 추운 지역을 여행하다 보니 항상 롱패딩과 함께였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산책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예상치도 못하게 토론토에 있는 동안 갑작스럽게 날씨가 풀렸고 약 한 달 만에 따뜻한 햇살을 다시 맞이했다.

처음 CN 타워 방문을 위해 Harbourfront에 방문했을 때는 호수가 모두 얼어있었는데 날씨가 풀리니 호수가 다 녹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Harbourfront 근처의 잔디밭도 좋았는데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얼어붙은 Harbourfront
얼어붙은 Harbourfront
Harbourfront
Harbourfront

날씨가 좋아서 다운타운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는데 예쁜 곳들이 정말 많았다.

거리가 아름다운 켄싱턴 마켓

켄싱턴 마켓의 거리는 매우 아름답다. 거리마다 작고 자신들만의 개성 있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 곳인데 무언가를 사기 위해서 들리기보다는 아름다운 거리를 보고 여유롭게 커피 한 잔 하기 좋은 곳인 것 같다. 내가 이 곳을 들렀을 때는 흐리고 비가 와서 조금 아쉬웠지만 날씨가 좋았더라면 정말 행복했을 것 같다.

사진이 흔들린게 아니다
치과같지 않은 치과

여행의 끝에서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은 아쉽다. 생각보다 빨리 여행하는 삶에 적응했고 미국과 캐나다를 다니면서 이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리고 진지하게 여행을 연장하고 캐나다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내면 어떨까 생각을 했지만 금전적인 문제도 있었고 이렇게 한번 마무리를 못하면 다음에도 또 마무리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미련을 버리고 예정대로 귀국했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만약 내가 귀국을 미루고 캐나다를 더 여행했고 아쉬움 없이 돌아왔다면 오히려 별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끝에서 오는 아쉬움으로 여행지를 기억하고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여행자의 자세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1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이때의 기억을 꺼내어 당시의 설렘을 느끼고 새로운 여행을 준비한다.

끝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걱정도 많았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무려 1만키로 이상 떨어진 곳이다 보니 나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더라도 당장 한국으로 돌아올 수 도 없다. 하지만 마냥 두려움만 갖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직접 부딪혀 보기로 결정했고 평생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을 쌓았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이 여행기를 여행을 다녀온 지 1년도 넘게 지나고 작성하다 보니 그 당시의 감정과 상황이 100% 정확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다. 앞으로의 여행에서는 매일매일을 기록하면 나중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